잡다구리 세상만사 살아가는 이야기~
by 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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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여행 - 터키 신혼여행기 6부


터키여행 6부 시작


터키 신혼 여행도 세번째 날을 맞습니다.


오늘은 카이세리 공항 -> 카파도키아로 이동해야 합니다.

(위 지도는 차로 이동 할 때의 경로이고, 실제로 우린 비행기를 탔으니 직선코스였겠죠. 암튼 이스탄불에서 네브셰히르까지의 거리가 꽤 됩니다.)



카파도키아는 터키 중부 쪽 일대의 지역을 일컫는 말 같고, 정확하게 우리가 갈 곳은
"네브셰히르" 지역입니다.

그런데, 카파도키아의 카이세리 공항에서부터
우리가 예약한 네브셰히르 괴레메 에이딘리 케이브하우스까지만 픽업을 예약 해 놓았기 때문에,

이스탄불 구시가지로부터 아타튀르크 공항까지!!
그리고 터키선 국내선 탑승까지!!

오롯이 우리 부부 스스로 해 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몇일간 이스탄불에서 굴렀다고 프로세스는 간단했습니다.

숙소 앞 트램 탑승장에서 트램을 타고 제이틴브루노 까지 가서, 그곳에서 전철로 아타튀르크까지 이동. 그 후 공항 국내선 발권장을 찾아 티케팅을 하고 비행기를 탄다!


음.
와이프느님의 영어도 통하지 않는 이 낯선 곳에서 과연 그 일을 잘 해 낼 수 있을 것인가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일이기에
가슴은 콩닥콩닥 뛰고, 가라앉지 않는 불안감이 감도는 아침이었던 것입니다.


날씨는 여전히 좋습니다. 밝고 맑고 쾌적합니다. 11월임에도 춥지도 않고..


방의 창문을 열고, 처음 젤랄술탄호텔에 도착했을 때 벨보이...? 벨 그랜드파더?... 분께서
친히 안내해 주셨던 fresh air를 만끽하며 천천히 짐을 정리합니다.
어제 사온 기념품들과 과자들과 장신구들을 챙기며, 이것들을 선물할 분들을 생각하니 불안감이 조금 가라앉...
기는 개뿔.


잠시 와이프느님과 상의를 합니다.
우리가 타야 할 비행기가 12시 55분. 원활한 창가자리를 얻고 걱정이 많은 와이프느님을 위해서는 탑승 3시간 전에는 공항에 가야 하니, 공항까지 9시 55분까지는 도착.
호텔 조식을 먹고 그냥 바로 공항으로 가자는 결론을 도출합니다.


어제 밤에 장염약을 한번 더 먹고 또 어제보다 속이 조금 나아져서
오늘은 아침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와이프느님의 상태가 참으로 반갑습니다.


메뉴는 어제와 같지만 어제보다 일찍 내려와서인지 식당에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가장 다니기 편한곳으로 자리를 잡고 조식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조식을 먹고 방으로 돌아가 짐을 챙겨 체크아웃을 합니다. 트램역까지 가방을 들어다 주겠다는 벨 그랜드파더의 호의를 정중하게
사양하고 트램역을 향해 갑니다. 새소리만 가득한 아침거리. 캐리어 끄는 소리가 민망할 정도입니다. 드롹도ㅗ라ㅗ고가롹.


성소피아 성당... 술탄 아흐멧... 조용하지만 부지런히 평일의 아침을 준비하는 이스탄불.


언제 다시 와볼까. 이스탄불에서 느꼈던 즐거움과 만족감만큼 아쉬움이 남습니다.
중간에 날린 시간도 많았지만 패키지 여행으로 끌려다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박물관을 관람하지 못한게 정말 아쉽습니다.
꼭 보고 싶었는데...


아침부터 커다란 캐리어를 들고 트램에 올라탄 우리가 신기한 듯 흘끔거리는 터키인들.


사진을 찍어 평생 가지고 싶지만 몰래 사진찍는 행위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자제합니다.


학교로 가는 히잡차림의 여학생들, 어디론가 향하던 시민들, 엄마옆에 앉아 연신 노래를 부르던 꼬마녀석.

한국이나 터키나 평일, 서민들의 아침 풍경은 비슷합니다.

우리 부부는 이 아름다운 이스탄불을 떠나야 하는 아쉬움에 기운이 빠집니다.






어느덧 제이틴브루노 역.
이젠 지하철로 갈아타야 합니다.
미리 공부한 바에 따르면 역시, 대중교통 환승 시스템은 우리나라가 체고시다.

환승을 하려면 트램역과는 완전히 분리된 지하철 시스템을 이용합니다.
물론 표도 따로 끊어야 합니다.

사람들이 내려 이동하는 곳으로 물흐르듯 합류하여 시크한척 알고있는척 따라 올라갔습니다.


일단 지하철역 안으로 찾아찾아 들어가니 이런 주옥같은 일이.아무리 찾아도 표를 어디서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왠 괴상한 퍼런 기계를 찾긴 했는데, 영어도 아니고 터키어?! 외쿡인 배려좀 해줘라! 라고 말하고 싶은데
분명 영어로의 설명이 있을텐데하며 이거저거 눌러봤습니다만.. 뭔말인지 모르겠어!!

까막눈이란게 이렇게 답답했구나..우리 이러다 카파도키아 못가면 어쩌지? 하고 멘붕에 빠져 있는데, 사람들이 쟤들은 뭐하는거지 라는 눈빛으로 제갈길을 가고있습니다.

적잖이 멘붕에 늪에 빠질때쯤 뒤에서 영어로 누군가 말을 겁니다.



"지하철 표 사시려구요? = Train?"


>BGM: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의 4악장 클라이막스


"네!!!!!!!!! = Yes!!"


터키인 아저씨가 웃으며 오른쪽을 가리킵니다.


"저기서 사시면 돼요 = 손가락을 가르킵니다."


>BGM: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의 4악장 클라이막스 계속.



알고보니 우리 앞에 있던 퍼런 기계는 공과금 납부하는 기계고... 오른쪽으로 좀 가니 여행가이드에서 본
표 자동판매가기 있었습니다. 하하 ㅠㅠ 감사합니다 예수님 부처님


너무나 기쁨에 들떠 직면한 지하철표 구매를 하고있던 사이, 친절하셨던 그 아저씨께선 이미 없었습니다.
잠시 뒤에 생각해보니 이럴때를 대비해서 구매해간 한국 기념품을 못드린게 아직도 아쉽고 죄송하네요.


어쨌든간에 한 차례 멘붕을 극복해내자 다시금 이스탄불을 떠나는 아쉬움이,
일단 카이세리 공항에 무사히 도착해야만 된다는 사명감으로 바뀌면서 우리 부부는 안정을 되찾게 됩니다.


(제이틴브루노 역의 노선표.)



공항행 지하철 무사(?) 탑승.

공항으로 가는 길이라서 그런걸까요. 배낭을 맨 여행객들이 꽤 보입니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나 쌩유럽인]이라고 써붙인 듯한, 체구만 커다란 남자애녀석들이 우릴 힐끔거렸지만
시크하고 세련되게 우리 부부는 제 할일을 합니다.


제 할일 = 지하철 창밖 바라보기, 괜히 노선표 가리키면서 심각한 척 대화하기, e티켓 꺼내보기, 사진 찍기 등.


(제 할 일 중 하나였던 서로 사진 찍어주기)




그렇게 또 무사히 터키 국내선쪽 공항에 도착했습니다...내려서 공항으로 이동하니 전기자동차 같은거에 타있는 아점씨가 탈꺼냐고 물어봅니다.

뭐지 또 돈내야하나?라고 생각이 들어 no thanks!를 외치고(아.. 부끄럽고 촌스럽다 ㅋㅋ)걸어감을 선택했는데. 알고보니 공항까지의 길이 매우 길~~~어서 자체 운영하는 카트인가봅니다.

남들은 다 타고 슝슝가는데 우린 걸어감.. 캐리어 불편하다고 투덜거리면서 그냥걸어감.


한 15분가량을 걸어가자 공항 시큐리티가 똭! 짐을 벗으랍니다.


아 ㅅㅂ 진짜. 여행 다니면서 이게 제일 힘드네요. 노트북을 꺼냅니다. 카메라를 꺼냅니다. 핸드폰과 지갑을 꺼냅니다.
기계를 통과합니다. 제 카메라를 보더니 이생퀴는 뭐 이런걸 들고 다녀라는 표정으로 제 얼굴을 또 쓱 보더니 만저보고 렌즈를 통해 카메라를 보고 돌려줍니다.
핸드폰과 지갑을 가방에 다시 넣습니다. 카메라를 맵니다. 노트북을 다시 가방에 넣습니다.

제길 엄청 귀찮지만 세계평화를 위한 일이니 묵묵히 협조합니다.


공항에 들어서자마자 국내선창구로 찾아가 발권을 받습니다. 물론 우린 촌스러우니까 창가다리로 달라고 미소지으며 연신 떙큐땡큐거립니다.

발권을 받고 수속하는데 또 짐검사 크리.. 그래. 세계평화 짱이다.

짐을 풀고 금속탐지기를 지나오는데 삑 소리가 납니다.
벨트를 풀러보랍니다. 이살람아 내 밸트는 등산복 바지라 프라스틱임요 그래서 프라스틱이랬더니 풀르라는 얼굴.. 그래서 푸르고 다시 빨리 지나들어가니 어디서 왔냐고 물어봅니다.
해맑게 코리아! ^^ 라고 하자 "오! 굿~"이라며 빨리 들어오라고 합니다. ㅋ
그런건 짐 풀기전에 해주지 ㅋㅋ 뭐여 짐 다풀었는데 뭘 빨리 들어와. 어차피 다시 다 챙겨야 되는데.
 
탑승까지는 시간이 좀 있습니다. 아직 속 상태가 좋지 않아 터키음식은 힘들다는 와이프와 함께 버거킹 햄버거(-_-)를 하나 먹고
이스탄불 한정판 머그잔을 파는 스타벅스에 들어가 커피를 한잔 마시고 나니 탑승이 시작됩니다.


(이스탄불이 새겨진 스타벅스 머그잔. 아 이거 사올걸 ㅠㅠ)


(유럽스케일인가, 버거킹 햄벅이 와이프느님 얼굴만 합니다.)


 


비행기를 탑니다.


국내선 비행기라 그런지 비행기도 작고 좌석도 3-3의 배치입니다. 우리 부부 옆에는 프랑스인 아주머니가 탔습니다.
이 프랑스인 아주머니는 앞좌석의 몸집이 커다란 인디아 여자가 좌석을 뒤로 너무 제끼고 앉는 바람에 (몇번의 항의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꽤 고생했을 겁니다. 뒤에 사람이 앉았는데 참... 배려심 없다는 생각을 잠깐 했지만
난 또 금방 잠이 들었습니다.

비행기는 아주 좋은 잠자리인듯. 난 체질인듯 착륙할때 귀 아픈거 뺴고 다 좋음


(비행기 창을 통해서 찍어 본 터키의 어딘가의 모습)



두시간 정도만 가면 되는데도 자다 깨니 꽤 커다란 샌드위치가 나옵니다.


우걱 우걱


(기내식 샌드위치)



근데 먹고 치우자마자 도착이랍니다.
비행기도 과속이 있나 봅니다. 두시간 걸린다더니 한시간만에 도착했습니다.




카이세리공항에 픽업 돌무쉬를 타고 에이딘리 케이브 하우스로 가는 길은...




황량합니다.

가도 가도 황량합니다.


산은 있는데 죄다 황토색 베이지색 뿐이고,
나무가 있긴 한데 어째 다 관목이고 초원이고 사막같고
진짜 정말 너무 황량하고 척박해 보입니다.
바람이 불며 흙먼지가 휘날리는데... 날씨는 너무 좋으니 이건 뭐 더 현실감이 없는 풍경입니다.


지중해를 바로 앞에 둔 청량한 이스탄불에 있다가
갑자기 화성에라도 떨어진 기분.


우리 부부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여기서 대체 뭘 해야되지? 뭘 봐야 되지?
 
우리는 왜 카파도키아 동굴 하우스에 집착했던 거지? 차라리 이스탄불에 계속있다가 오는게 좋지 않았을까? 박물관도 보고 ㅠㅠ

수많은 생각들이 휘리리릭 지나갑니다.


1시간쯤 그렇게 사막도로를 달리니 괴레메 광장이 나왔습니다. 말로만 듣던 괴레메 광장.
코딱지 만한 괴레메 광장. 광장이라메 이게 광장이여?


...

우리 숙소인 에이딘리 케이브하우스는 괴레메 광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는데...
우리가 도착하자마자, 아니, 픽업 돌무쉬 기사님이 저기가 에이딘리 라고 손가락으로 가리키자마자
숙소 정문이 열리면서 터키 청년 두명이 얼굴에 함박웃음을 머금고 튀어-_-나왔습니다.


(에이딘리 케이브 하우스의 정문 사진입니다. 이 사진은 나중에 밤에 찍은 거라 어둡네요...)



아 깜짝이야


어차피 픽업서비스를 신청했고 비행기 시간도 알고 있었을 테니 조용한 마을에 차소리를 듣고
나온 것이겠지만,


쾅코아코아쾅쾅쾈왘ㅇ왘쾅 부라더 다메요...하며 문을 두드리고 들어갔던 이스탄불 숙소의 추억때문에,
이렇게까지 밖으로 튀어나와 맞아주는
숙소직원(그때까지 직원인줄 알았음. 나중에서야 알고보니 사장이랑 지배인이었음)들의
친절과 살가움이 어쩐지 너무 낯설기만 합니다.


두 청년이 나와서 번쩍 우리 캐리어를 들고 다짜고짜 로비로 들어갑니다. 이름따위 확인 안합니다.
왁자한 인사와 너털웃음에 일단 정신이 없습니다.


이스탄불에도 양탄자는 흔했지만, 카파도키아는 양탄자의 본산지답게, 바닥이나 어디나 양털로 짠 러그며 장식들이
에이딘리 곳곳에 아무렇지도 않게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신혼여행이냐, 오오 ㅊㅋㅊㅋ 한국은 어떠냐 우와아앙 한국 쩔어 나 한국도 가보고 일본도 가봤어 여기여기 한국 사진, 일본 사진
내가 여행 짱이지 일본친구도 짱 많아 일단 바우처 줘봐요!오옹 ㅇㅋㅇㅋ 내가 방 업글 해 줄께요. 그 방 완전 넓음
아참참 차이 마실래요? ㅇㅋ 여기 차이 겁나 맛남 아 그리고 님들 투어 뭐 할거임? 계획은 한거임? 여기 벌룬투어랑
레드 그린투어 짱좋음 괴레메 풍경 개멋짐 우와아앙"


으....으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기분좋은 관심이다.

이스탄불에 떨어진 이후에 상인들마저도 우리를 투명인간 취급을 해줘서 고팠던 관심을 받자 신뢰도가 급쌓입니다.


그 와중에 차가 나옵니다.
한모금 마셔보더니 와이프느님이 맛있다고 활짝 웃습니다. 살짝 사과향이 나는 차이.


"차 맛있죠? 당연하죠 내가 만든 차니까!! 내가 매직핸드임! 카파도키아에서 내가 차 제일 잘 내림!!
별 계획 없다고? 아니 이럴수가! 어케 이럴수가! 벌룬투어는 꼭 해야돼요!"


이 사람들 정말이지 ㅋㅋㅋ 진짜 유쾌하고 살갑습니다. 정신이 하나도 없었지만 기분이 나쁘기는 커녕
이스탄불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순박한 친절함에 우리 부부는,
사막길에서 받은 마음의 황량함까지 사르륵 전부 사라짐을 느꼈습니다.
왁자지껄 ㅋㅋㅋ 웃으면서 차를 마시고, 일단 투어 같은 것은 방에 가서 짐을 풀고 저녁 먹으러 나오면서
상담을 하겠다고 말해두고는 방을 안내 받습니다.


(거실에서 바라본 침실)


(욕실앞에서 본 거실 방향)



우와.................

업그레이드 해 주겠다더니만... 이건 뭐 숙소가 방이 아니라 그냥 집 한채입니다.
침실이 대박 넓고, 넓은 거실이 딸려 있고, 욕실은 너무 넓어서 볼 일 볼 때 집중이 안될 것이 우려될 정도...


아아... 천정에 바퀴벌레 시체가 있던 이스탄불 호텔과 비교하면
에이딘리는 천국같았습니다.


무른 이암질 혹은 석회질로 된 언덕을 파서 동굴을 만들고
그곳을 호텔로 꾸며 관광객을 유치하는 카파도키아인들.

벽과 천정은 그대로 질감을 살려두고 바닥은 나무나 대리석으로 처리하고 양탄자를 깔고,
인테리어나 가구는 너무 소박했지만
정말 독특한 숙소. 케이브하우스 적극 춫현!!!


- 카파도키아에 케이브하우스가 많기에 직접 찾아보고 신청하는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묵은 에이딘리 케이브 하우스는 조식도 좋았고 일하는 분들도 유쾌했습니다.

다만 읍내(?)까지의 이동이 조금 불편하지만 (그래봐야 내리막 3분)

대충 짐들을 풀어놓고 간단히 손만 씻은 뒤 저녁을 먹으러 나가보기로 합니다.


아까 이야기했던 투어 일정도 그 두사람에게 상담한다면 - 비록 아주 다소는 비싸다고 해도 -
유쾌하고 즐거울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로비로 나가서 일단, 벌룬투어부터 상담했습니다.
음,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로서는 참 내키지 않는 벌룬이지만, 와이프느님이
"어머, 이건 꼭 해야돼" 하는 눈빛을 강하게 보내고 있는 이상
모험을 해 보기로 합니다.


어떤 company의 벌룬을 탈 건지 물어보네요.

그런 계획 따위가 있을리가 없습니다. 일단 추천해달라고 했습니다.
우리 부부는 여기서 꽤 중요한 정보(이려나?)를 얻게 됩니다.
다음은 에이딘리 직원의 설명요약입니다.


[사실 벌룬투어는 카파도키아에만 수백개의 투어회사에서 진행을 하고 있는데,
이미 인터넷이나 여행책자에서 읽었겠다시피, 저렴한 게 있고 약간 비싼게 있다.
저렴한건 저렴한 만큼만 볼 수 있고 비싼 건 비싼 이유가 다 있게 마련이다.
저렴한 것은 벌룬이 높게만 한번 쭉! 떴다가 내려오는 경우가 많고, 사람도 많이 탄다.
비싼 것은 낮게 날면서 근처 협곡을 자세히 가까이 보여주고 크루즈하는 식이다.
물론 높게도 올라갔다가 내려오게 되며 사람도 16명 정도로 적게 탄다]


이런 설명을 들은 이상은... 기왕에 평생 단 한번의 신혼여행인데,
제대로 된 벌룬을 타고 싶었습니다. 꽤 비싼 벌룬 선택.


그리고 든 생각.
처음에 여행사에 신혼여행 비용을 지불 할 때, 벌룬 투어나 다른 투어를 미리 예약해 둘 수 있었는데,
그때 그들이 제시한 요금이... 터무니 없이 비싸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와, 투어 미리 예약 안하길 잘했구나 싶었습니다.
물론 또, 이곳 에이딘리에서 예약을 안하고 직접 투어사를 찾아가면 더 저렴해 질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정도는 편리함에 대한 보상이라고 해 두기로 합니다.

벌룬투어를 정하고 나서는 그린, 레드 투어를 설명해 주네요.
벌룬투어가 아침나절에 모두 끝나기 때문에, 숙소로 돌아와서 아침을 먹고 나서
9시 정도에 다른 투어를 갈 수 있다고 합니다.


레드 투어는 괴레메 광장에서 가까운 곳의 유적이나 유명한 경치,
기암괴석, 야외박물관, 도자기 공장 등 을 둘러보는 것이고,

그린 투어는 괴레메 광장을 중심으로 약간 먼 곳을 크게 둘러보면서
스타워즈 찍은 곳도 보고 산악바이크(4륜)같은 것도 타 보고 하이킹도 포함되어 있다는군요.

그린과 레드를 다 즐기려면,
벌룬투어를 마치고 바로 그날 레드 투어를 다녀온뒤, 떠나는 날 아침에 그린 투어를 하는 방법도
있다고 조언해 줍니다.


그런데 갑자기 호텔직원이 묻습니다.

"그린 투어가 아침에 출발하면 오후 5시쯤 끝...가만 근데... 글케 할려면..., 님들 가는 날, 비행기가 몇시임?"

"카이세리 공항에서 저녁 7시 30분 출발 이예요"

"아?? 그럼 여기서 카이세리 공항까지는 어케 감? 예약 해 놓은거임?"

"...?!"


.......?????!!!!!


아차, 그거 둘다 몰라 ㅋㅋㅋ 안정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하하하하!! 님들 지금 벌룬이니 그린이니 하는것 보다 일단,
떠나는 날 택시부터 예약합시다! 투어보다 그게 중요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이런 대책없는 부부...
뒷일따위 생각지 않는 부부 ㅋㅋㅋㅋㅋ
돌아옴을 생각지 않은 신혼여행 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이분, 어디론가 전화를 하더니, 5시쯤 택시예약을 하는 듯 합니다. ㅇㅋ.

음, 일단 그린은 너무 멀고, 피곤할 것 같으니 내일 벌룬과 레드까지만 하고,
한국으로 오는 날은 릴렉스를 하기로 즉석에서 -_-... 정했습니다.

역시 우리 부부는 쩝니다.


벌룬투어와 레드투어 결제를 하려는데...
이스탄불에 도착했을 때 한꺼번에 찾았던 90만원돈을 그랜드바자르에서 거의 써버린 우리를 위해,
투어 설명을 해 주던 직원이 직접 괴레메 광장의 atm까지 차로 데려다 주겠다고 합니다.

괴레메 광장 주변의 케이브하우스들에는 atm기계가 없습니다. 괴레메 광장까지 가야 현금을 뽑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곳에도 씨티은행은 없습니다 ^^... -_-...

그런데 이 직원 개인 차량이... 한 70년대쯤에 생산된 차인가 봅니다. 엄청 오래되었네요.

엔진소리가 박력있고 좋아서 이 차를 좋아한다는 직원에게 내 차는 쉐보레라는 은근한 자랑을 하고나서
엔진소리 하면 역시 마세라티!! 가 아니겠냐며 깨알같은 공감대를 형성해 봅니다.  


그렇게 투어 예약을 하고...
주변 구경을 위해 숙소를 나왔습니다.
이미 날은 많이 어둑해져 있었고 괴레메 광장 이외의 곳에는 가로등이 많지 않아서
풍경은 볼 수 없었습니다.

뭔가 하루가 맥없이 가버린 것 같아서 어쩐지 우울해진 부부는
기분 전환을 위해 저녁을 먹기로 합니다.


(어두워진 괴레메 광장의 식당가 주변입니다.)



괴레메 광장 주변에는 한국에서도 유명한 항아리 케밥집이 있었습니다.
S&S 케밥집.


(s&s케밥집 풍경. 한국인이 많이 왔다갔는지, 아예 한국어로 항아리케밥...이라고 ㅋㅋㅋ)



이스탄불이나 카파도키아 괴레메나 이 낯선 한국인 부부가 들어가면 다들 움찔하며 눈길을 피합니다.
아 제발 ㅠㅠ 해치지 않아요 ㅠㅠ...

유일하게 영어를 할 줄 아시는 (것으로 보이는) 할아버님이
항아리 케밥은 이거이거이거 라고 메뉴판을 딱, 가리킵니다. ㅋㅋㅋ




노멀하게 저는 쇠고기 케밥을 시켰고
와이프느님은 양고기를 주문했습니다.
터키맥주 efes도 주문해 봅니다.
신혼여행 와서 처음 술이란 걸 시켜 보는 감개무량한 순간이었습니다...

곧 맥주가 나오네요.
커다란 접시에 흰밥이랑 양배추랑 당근 채 썬 것도 담겨 나오고, 빵이랑 피클 같은 것이 나옵니다.

(맥주들고 씐남)

(터키빵... 맛있습니다 ㅠㅠ)



그리곤 두둥!

두둥!!! 드디어, 고대하던, 항아리 케밥이 나왔습니다.

주문을 받아가신 할아버님이 와아프느님의 손에 조그만 망치를 쥐어 주시며
항아리를 치라고 합니다. 항아리를 돌리며 망치로 치자,

오오오오오오오오오

톡 하고 항아리 윗부분이 깨지면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케밥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근데 그 케밥이 내꺼임....


와이프 느님이 완전 신났습니다. 내 항아리 먼저 깨 놓고선 좋다고 또 자기 항아리도 깹니다.







헉!
접시에 담긴 밥이랑 채소에 케밥을 떠서 끼얹어 먹는 맛이



 


제가 시킨 쇠고기 케밥은 진짜 얼큰한 고기국 맛이었습니다.
와이프느님의 케밥도 양고기 특유의 냄새가 조금 난 것 빼고는
맛있었습니다. 그때까지도 아직 장염이 말끔한 상태는 아니었던 와이프느님의 입맛에도
적당히 맞았던 것을 보면
항아리 케밥은 진짜 맛있는 음식인가 봅니다.


맥주를 두 병 마시고 맛있는 케밥을 먹자
이동에만 하루를 다 써버린 우울함이 많이 위로가 되었습니다.

(케밥이 담겨있던 항아리의 뚜껑을 저렇게 꾸며서 쭈욱 장식해 놓더라구요. 중간에 그림은 제가 그린 케밥집 할아버님입니다. 잘 그렸다고 와이프느님이 칭찬했음 헤헤헤헤헤헤헤헤ㅔ헤헤헤)


이젠,
내일 투어를 즐길 일만 남았네요.


숙소로 돌아와서, 와이프느님이 샤워를 하는 동안,
이 예쁜 숙소 곳곳을 사진으로 남겨두고 싶었습니다.
방 곳곳을 찍어 둡니다.

(현관문과 옷걸이 인데, 문 옆의 벽을 파서 옷을 거는 공간을 만들어 둔 것이 인상적입니다.)



벽을 파서 램프를 올려 둔 선반들을 찍었고
또한 벽을 파서 손님용 붙박이 옷걸이를 둔 공간을 찍었습니다.

와이프느님이 나오자, 숙소 바깥도 찍어두고 싶어졌습니다.

밤공기도 궁금하고... 이렇게 자버리는 건 아쉬우니까요.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던 에이딘리의 사장님이 업무중이군요)



(에이딘리에서 괴레메 광장으로 가는 길목입니다)


그렇게 주변 사진을 찍어 두고, 내일 투어를 준비하면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by 여비 | 2013/04/28 23:31 | 트랙백 | 덧글(0)
터키 여행 - 터키 신혼여행기 5부

 
5부 시작

아침이 되었습니다.

와이프느님의 상태를 살피...려는데 어쩐지 테이블 위에 깨끗이 비워진 컵라면 용기가 있습니다.

부스스 와이프 느님이 눈을 뜹니다. 제가 망가진 usb와 느려터진 와이파이에 패배를 선언하고 아무 일 없이 잠이 든 와중에 너무

배가 고파서 한국에서 가지고 간 컵라면을 먹었노라고, 와이프 느님이 고백합니다.


역시 우리 와이프 느님은 쩝니다.


차가운 아이란 마시고 탈이 나더니, 한국 라면을 먹고 힘이 좀 난답니다.

이런 델리키트하고 신토불이적인 여인이라니...와이프 느님이 조금 기운을 차린 듯 하니, 본격 이스탄불 구경을 하기로 합니다.


어제 내부에 들어가지 못했던 술탄아흐멧 사원 (블루모스크)와 성소피아 성당, 갈라타 타워, 고등어 케밥, 그랜드 바자르, 탁심

광장, 이스티크랄 거리...

...를 다 봐야합니다. 트램도 타 봐야 합니다!

내일은 카파도키아로 넘어가야 하니, 이스탄불 구경이 가능한 것은 오늘 하루 뿐 입니다. 엉엉.


총총 아래층으로 내려오니 숙소의 조식타임입니다. 커피와 오믈렛과 수프와 샐러드, 시리얼, 온갖 빵들, 소시지구이 등이 뷔페로

깔끔하게 차려진 뷔페였습니다.


속이 조금 나아졌다고는 해도 먹는 것이 많이 조심스러워 커피만 마시겠다는 와이프느님과는 다르게, 저는 오예 터키 현지식 나

이스! 를 외치며 아주 든든하게 먹어 두었습니다.


날씨가 너무 좋습니다. 간단한 바람막이를 입고 돌아다니면 딱 좋은 아침날씨!!!


지중해 날씨란 이런 것인가! 하고 한번 또 감탄해 봅니다. 11월인데, 반소매 차림을 한 관광객도 보입니다.

겨울은 포근하고 여름은 서늘하다는 쾌적한 지중해의 날씨를 온 몸으로 느끼며, 바닷가, 항구도시임에도 갯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는 이스탄불로 신혼여행을 오기로 한것은 정말 잘한것 같습니다.


동남아야 나중에라도 가면되니까요. 역시 여행은 휴양보다는 관광이 짱인것 같습니다. 추억거리도 더 많이 생기는 것 같구요.


일단, 우선 숙소에서 가까운 술탄 아흐멧으로 향합니다. 8시 쯤이었는데, 아직 내부 공개는 되지 않았습니다.

안쪽에 무슬림들이 기도를 하고 있는 것 같았지만, 내부 공개는 9시부터 라고 합니다. 하여 우리 부부는 어제 봤던 외부를 다시

둘러 보기로 합니다.


(조금 기운을 차린 와이프느님)




그렇게 주변을 서성이면서 사진을 찍고 있자니, 한 무리의 깃발 그룹, 중국인 관광객들이 떼를 지어 옵니다.

술탄 아흐멧 사원 구경을 온 모양인데, 사원 관리인은 이 무리를 보더니 9시가 되지 않았는데도 문을 열어 줍니다. 이미 기도는

끝이 났고 청소가 진행중이었거든요. 안쪽에서 청소기가 돌아가고, 관리인들이 커다란 물통 스프레이를 들고 향내나는 소독약?

같은 것을 뿌리고 있었습니다.


- 굉장히 청결에 신경쓰는 인상을 자주 받게 됩니다.  

그 중국인 관광객 무리에 슬쩍 끼어들어, 9시가 되기 전임에도 우리는 내부 구경을 하러 들어 갈 수 있었습니다.

평상시에는 중국인 취급받으면 기분나빠하는데 이럴땐 또 이용하니 그동안의 분노에 대한 보상인듯 합니다.

안쪽으로 가니, 레깅스에 반바지 차림이었던 와이프 느님에게 사원 여직원이 파란 보자기를 줍니다. 그걸 허리에 감아야만 입장

이 가능합니다.


외국인이라도 자신들의 성지에 출입하기위해서는 자신의 법도를 따르라 하는 것 같습니다. 로마에 오면 로마법을 따르듯이.

근데 어떻게, 이렇게도 와이프느님의 파란색 바람막이와 또옥 같은 색의 보자기일까요 ㅋㅋㅋ

터키코발트블루를 유난히 좋아하는 와이프느님은 보자기를 감고 좋아서 어쩔 줄을 모릅니다 ㅋㅋㅋㅋㅋ


보자기를 둘러쓰고 신발을 비닐봉지에 넣고 들어간 술탄 아흐멧 사원의 첫인상은 천정이 완전 높습니다. 기둥들은 굉장한 스케일

을 자랑합니다.


그리고 온 통 화려한 색채로 추상적인 그림(무늬?)이 그려져 있고,



벽면에는 코란 글자로 만든 장식들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조명기구들이 낮게 달려 있는 것은 천정을 더욱 높아 보이게 하려는 이유라고 합니다.

창문의 스테인드 글라스는 아침햇살과 어울려 엄청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바깥에 그렇게 많은 수도와 손씻는 곳이 있음에도 내부에 또 손씻는 곳이 있습니다.



넋을 잃고 구경을 하고 있는데 눈에 띄는 것.
여자들은 위층에서 기도를 한다는 표지판.



전통적으로 히잡을 두르고 평생 살아가는 터키 여인들은 기도도 1층에서 드리지 못하고 남자는 2층에 올라갈 수 없나 싶어서, 어

쩐지 기분이 묘했습니다. 
 


그렇게 술탄 아흐멧 구경을 마치고 나와, 성 소피아 성당으로 가려고 하니,

겁나 긴 인간의 줄이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오전 10시쯤인데 줄이 이렇게 길다니


전 뭔가 기다리는게 너무 싫습니다. 두리번, 주변을 돌아보니 오? 바로 앞에 뭔가 소박한 입구가 보입니다. 아하!


예레바탄 사라이! (사레이?) 물을 저장하기 위해 몇백개나 되는 기둥을 그리스에서 가져다가 만들었다는 지하수로가 있습니다.

토카피 궁전의 지하 수로로 몇백년간 사용되다 관리를 하지 않아 흙같은것이 쌓여있었고 근래에 보수를 위해 청소하다보니 그리

스 양식의 신전 기둥이 100여개가 대규모로 위치하고 있어


깔끔하게 정리하여 옛 영광을 은밀하게 자랑하는 곳입니다. 어둡고 습하지만 맨 끝에 가보면 메두사의 머리를 아무렇게나 받쳐놓

은 시크함이 쩔어 줍니다,

그리스에서는 속이 좀 쓰릴테고 그래서 터키의 EU가입을 절대 반대하고 있는 모냥인데. 뭐 그리스 꼴이 말이 아닌데 지들이 반대

해봐야 -_-;


10명정도 되는 사람만 줄을 서고 있길래 일단, 여기를 구경하고 나오면 성소피아 성당의 줄이 줄어 있겠거니, 하는 나만의 착각

을 안고 일단 입장하기로 합니다.

1인당 10리라 (약 7000원)의 입장료를 받습니다. 저희 부부 바로 앞에 있던 서양인 커플이 100리라를 호기롭게 매표소에 들이밀

고 2명이라고 하자 매표소 직원이 거스름돈 없다고 작은돈 내놓으라고 합니다.


서양인 커플은 100리라 밖에 없다고 하자 표 안준답니다. 부랴부랴 지갑을 열어 잔돈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는데 앞의 서양인 커

플이 OMG를 연발하며 되돌아 나갑니다.


묘하게 불친절하긴 하지만 나만 아니면 됨.


"남의 나라 구경을 왔으면 인터넷 서핑을 해서 준비할게 무엇인지 알아봐야 하는 것 아닌가!"하고 속으로 비웃으며 당당히 지하

수로 안으로 들어갑니다.




깜깜합니다. 지하라서 그런가 봅니다.

길이 있고, 기둥이 있고, 물이 있었습니다.


(와이프느님이 찍은 제 사진... 스트로보... 그렇게 쓰는게 아니라고...)


(물이 고여 있고, 물고기들이 놀고 있습니다.)





 

한참을 걸어 들어가자 메두사의 머리를 받쳐 놓은 커다란 기둥이 보입니다. 그리스에서 수백개의 기둥을 뽑아다 지하수로의 기둥

으로 쓴 것도 모자라 그 기둥을 받쳐 놓은 것이 그냥 돌도 아닌 그리스의 유물임에 분명한 메두사 석상의 머리라니 ...






정복 왕조의 위엄과 현재의 터키 위상을 생각하니 어쩐지 씁쓸합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문화재들도 그렇게 약탈을 당했겠죠? 프

랑스, 왜 우리나라꺼 안돌려줘?? 대여?? 원래 우리껀데 영구대여 라니 정신승리 쩌네! 등등이 머리속에서 휘리릭 지나갑니다.

근데...



밖으로 나와도 성소피아 성당의 인간 줄은 줄어들기는 커녕 더 길어져 있습니다.

언제 다시 올까... 하는 마음으로 일단 성 소피아 성당 구경은 포기하기로 합니다. 아쉽다 ㅠㅠ...




블루모스크와 성소피아 성당 옆으로 난 큰 길을 따라 쭈욱 걸으니,
어제 와이프느님이 도저히 못 걷겠다며 유랑을 포기한 포인트가 나왔습니다. 오후의 풍경과는 다르게도 이제 막 상점들이 오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터키의 과자는 그렇게도 유명하다더니, 정말 과자집들이 많습니다. 젤리며 견과류 과자들이며 케익이며 등등등 하앜 츄릅





하지만 아직, 와이프느님은 입맛이 없다고 합니다. 한국에 계신 할머님께 드릴 과자만 한 박스 사 들고 다시 걷습니다.

오, 뭔가 있어 보이는 건물이 나타났습니다. 오오 고고학 박물관!!




...근데, 월요일이었던 것입니다.
휴관일 두둥...

두둥...

두둥...

으악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바로 옆 공원(공원 이름 모르겠음)을 산책하기로 합니다.
이스탄불은 참, 흡연자에게 자유로운 도시인 듯 합니다. 공원 내에서 흡연이 가능했습니다.
벤치에 앉아 하릴 없이 담배를 피우며 (그 비싼 담배를...) 유유자적 하고 있자니 시간이 아까웠습니다.




이렇게 보낼 수는 없습니다.

이스탄불은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로 나뉘어 있습니다. 우리 숙소가 있는 곳은 구시가.

탁심 광장과 갈라타 타워가 있는 신시가지로 이동하면서 부두에 들러 고등어 케밥!! 그것을 먹기로 합니다!!!


우리 부부는 정말 걷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걷기로 합니다. 신시가지로 가는 트램이 있었지만 왠지 걸어가보기로 합니다.

그런데 어쩐지 부두를 아무리 헤집고 다녀도 신행전 VOD로 봤던 고등어 케밥 파는 배가 보이지 않습니다. 꼭 여기서 먹어야하는

데!!

아직 오전이라 영업전인가 보다하고 주변을 살펴봅니다. 빨갛고 파랗고 금색 휘장이 둘러 진 화려한 배들도 영업을 준비하는듯

본격적으로 고등어를 굽지않습니다. 고등어 철이 아닌가?...


그 화려한 배들 옆으로는 신시가로 향햐는 다리가 있었습니다.





신시가와 구시가 사이의 해협을 보스포러스 해협이라고 하나 본데, 그 다리 위에는 낚시꾼들이 온통 낚시대를 걸치고 있습니다.
여기서 고기가 잡히나... 하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순간 으쌰! 하더니 물고기를 낚아 올리는 낚시꾼 아저씨!! 오예~ 보는 제

가 다 짜릿합니다. 아 낚시하고싶다. 낚시는 바다낚시가 짱인데.

생김새는 뚱뚱한 멸치같이 생겼습니다.



옆으로 조금 이동하자 미끼를 파는 노점도 있습니다.


해협에 놓인 다리를 걸어가도 바람이 너무 상쾌해서 바다 비린내가 덜 났습니다. 아주 안날수야 없겠죠.
지중해, 보스포러스 해협의 코발트 블루 바다를 보면서 바람을 맞고 있자니, 정말 신혼 여행 하나는 끝내주는 곳으로 왔음이 실

감납니다! 나중에 돈을 더 많이 벌어서 호화 요트같은 것도 타야할텐데라고 생각만 합니다.
말로 꺼내면 해야되니까 일단 생각만 해봅니다.




신시가에 도착하니 잉, 왠지 저 멀리서는 잘도 보였던 갈라타 타워로 이동하는 길이 보이질 않습니다. 은행 경찰로 보이는 남자

한테 가서 물어보라고 와이프 등을 떠밀었습니다. 전 수줍으니까용.
곧 와이프가 돌아와서는 우리가 가던 방향으로 쭉! 가기만 하면 나온다고 합니다.






절벽같은 오르막을 걸어 올라가니 골목 사이로 갈라타 타워가 보입니다. 아싸 찾았다!


갈라타 타워에는 꼭대기까지 엘리베이터가 운행됩니다. 얼릉 입장권을 사서 엘리베이터 탑승!!! 가족여행을 온 것으로 보이는 한

국 관광객들도 있었습니다.

윽,
윽윽,
이...이건 뭥미!?!?!?!?

꼭대기에 다다르자... 으악.
달랑 새끼손가락 굵기만한 철사로 얼기설기 대충 설치 해 놓은 것 같은 철망 하나 달랑 있고... 발 딛을 공간이라고는 30~40 cm

정도밖에 안되는 곳이 전망대랍니다!!!

그 쫍은 통로에서 (밖은 타워 밖 낭떠러지)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느라 부딪히며 떨어질 것만 같고!!!
사진이고 구경이고 나발이고 고소공포증이 있는 저는 우선 돈이 아까워서 초인같은 힘을 발휘해서 한바퀴 돌고난 뒤 와이프느님

만 구경하라고 하고 얼릉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전망대안쪽은 전부 레스토랑. 입맛따위는 고소공포증 때문에 멀리 날아가 버렸습

니다.


...그래서 갈라타 타워 사진은 없고 레스토랑 사진만 몇장있음.

와이프느님이 폰으로 찍은 사진이 전부임. 모름. 무서움.

(와이프느님이 찍어온 사진이지만 워터마크는 내 이름으로 한다!)



 

폰으로 셀카와 파노라마로 이스탄불 전망 사진까지 찍고는 신난 표정으로 돌아온 와이프 느님을 데리고, 타워 구경을 마친 저희

는 밖으로 나왔습니다.




오전 내내 걷기만 했더니 다리도 아프고 목도 마릅니다. 새벽에 컵라면 하나와 조식으로 커피 한잔을 마셨을 뿐인 와이프느님은

아직 속이 완전히 편치 않은 모양인지 뭘 먹기는 싫다고 하네요.

난 배가 고프지만 혼자 먹을 수는 없으니 그냥 걷습니다.



이스탄불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보고, 건물을 보고, 골목을 봅니다.

두 한국인은 모든 것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바구니에 식료품을 담아 올리는 중입니다. - 1층의 식료품점으로 바구니를 내려보내면 식료품을 담아 올려주나 봅니다. 신기신기 )

 

걷다보니 카페가 나왔습니다. 관광객들은 하나도 없고, 현지인들만 카페에 가득합니다.

갈라타 타워의 공포를 달랠 아메리카노 두잔을 시켜 테라스 자리에 앉습니다.



오후 햇살을 받으며 커피를 마시고, 테라스 밖의 거리로 지나가는 터키인들을 구경하고, 페이스북에 염장글을 남겨봅니다.

캬, 살던 곳에서 열시간을 넘게 날아온 이 낯선 곳에서 현지인들만 가득한 카페에서의 이런 여유라니,

갑자기 스스로가 겁나 멋지게 느껴집니다. 이국적인 카페가 마음에 들어서 계산을 하면서 한국에서 준비해온 선물을 한장 줍니다

.

받는사람도 주는사람도 이 행위에 대한 아무런 이유도 없지만 그냥 주고 싶어서 주고 왔습니다.

빈봉투를 주는줄 알고 이게 뭐야라는 얼굴로 쳐다 봤지만 그래도 줬습니다.

안주면 다시 들고올것 같아서 이렇게라도 흔적을 남겨야 될 것 같은 마음이 컸습니다.


이젠 다시 걸을 시간입니다.


이스탄불 젊은이들의 광장이라는 탁심으로 가 보기로 했습니다.

구글맵을 켜고 방향을 잡고 걷습니다. 로밍 데이터 무제한 신청해두길 참 잘했습니다.




길에 세워진 현대차를 보고 괜히 반가워 사진을 찍었더니 안에 사람이 있었습니다 헉.

분위기가 8마일의 에미넴같습니다. 사과를 해야하나 뭐라고 해야하나.. 잠시고민하다가 그냥 후다닥 도망갔습니다.

이름모를 현대차오너분 이자리를 빌어 죄송합니다. 전 쉐보레 오너인데 외국나가면 애국심이 터진다더니 하필 그때 터진것 같습

니다.



 

오르막길과 골목길을 한참을 지나 드디어 탁심광장입니다.

터기 국기가 휘날리고 있고 사람이 많고 터키독립을 상징하는 듯한 조형물도 있었습니다.


걸어온 길 옆으로 난 거리로 들어서니, 이스탄불의 명동이라 불리우는 이스티크랄 거리가 나옵니다.

그런데 어째, 이곳이나 구시가지나, 상점이나 기념품 가게에 구경하러 들어가면, 직원이던 현지인이던 우리 부부와 눈 마주치는

걸 굉장히 피하는 눈치입니다. 다가서면 고개를 돌리고 딴청을 한다거나...

우리, 해치지 않아요...

이런 샤이한 터키인들... 귀여웡


이스티크랄 거리에 도착하니, 드디어 와이프느님이 시장하시답니다.
이렇게 되면 뭔가 먹어야 합니다. 앉아서 뭔가 먹이지 않으면 큰일납니다. 그럴싸해 보이는 식당을 찾아 헤매다 어찌어찌 좀 외진 골목으로 들어서게 되었습니다만,
어쩐지 문득, 치안이 좋지 않아 보여서 얼른 그곳을 벗어납니다.

와이프느님에게 티는 내지 않았었지만, 꽤 좋지 않은 분위기였던 기억이 납니다. 대낮부터 술마시던 사람들이 어디서 왔냐고 물

어보는데 애써 손을 들며 웃어주며 뒤돌아 나옵니다.

사정도 모르고 허기진다며 칭얼대는 와이프느님을 데리고 대로변으로 나와서 보이는 큰 식당으로 대충 들어갔습니다.

 - 나중에 알고보니 이스티크랄 거리의 안쪽 골목에는 술집과 바가 밀집한 곳이 있어 외국인에게는 위험할 수 있는 곳이 많다고

하네요. 헐...-


그렇게 들어간 곳이 퓨전음식점으로 보이는 곳이었습니다.

그곳 테라스의 테이블에 앉아서 스테이크와 수프를 시키고, 와이프느님에게는 지금 이순간 꼭 필요한 쌀요리를 시켰습니다.
현지식에는 전혀 무리없이 적응하는 저와는 달리 와이프느님은 일정 시간별로 쌀(밥 - 쌀 혹은 잡곡이 섞인 밥)을 먹지 않으면

당이 떨어져서 손을 덜덜덜 떨거든요.

터키는 어딜 가나 식당에서는 빵이 무제한입니다. 그런데 요리만으로도 언제나 배가 불러서 ㅎㅎ

(메롱 아닙니다. 빵입니다 빵.)


 

따끈한 수프를 한숟가락 떠먹으며 속을 풀고, 나머지 요리들을 먹었습니다. 맛이 썩 좋은지 어떤지는 모르겠습니다.
이게 터키 퓨전요리 맛이겠지요 뭐.


테라스 지붕에도 고양이, 고양이, 고양이...
터키 고양이 쩔어!


밥을 다 먹고 나와...

이스티크랄 거리의 상징이라는 전차도 구경하고

시끌벅적 사람들도 구경합니다.
 


자, 이제는 그랜드 바자르로 가고 싶네요. 다시 구시가지로 넘어가기로 합니다.
지금까지 너무 걷기만 했기 때문에, 이스탄불의 대표 교통수단인 트램을 타고 갑니다.

자동판매기에서 돈을 넣고(2리라 정도로 기억하고 있는데 지금 검색해 보니 3리라라네요 3리라X700원) 제톤을 구입한 뒤 트램 개

찰구 - 우리나라 지하철 개찰구와 비슷하게 생겼습니다-에 넣고 들어갑니다. 뭐, 한국인 부부에게는 모든 것이 다 새롭고 신기하

고 낯설고 모험심이 마구 일고, 그렇습니다.




트램을 타고 [그랜드 바자르] 역에 내렸습니다. 드디어 그랜드 바자르...
응헉.외국인이 겁나 많습니다.

내 카메라를 혹시나 행여나 잃어버릴까, 단단히 크로스로 매고 구경을 했습니다.
그래서 사진따위 없습니다. 그랜드 바자르는 진짜, 온갖 것들을 다 파는 듯 합니다.
특히 귀금속 , 금, 보석류가 가장 많았고, 그다음에 실크 등 원단류...



그랜드 바자르의 모든 상인들은 영어가 유창했기 때문에 말이 안통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가격을 흥정하면서 가족과 친구들에게

나눠 줄 기념품들을 구입했습니다.

뭘 사다줘야할까 고민에 고민을 했지만 역시 터키하면 역시 나자르본주.
나자르본주가 달린 팔찌들과 인테리어 장식물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그래서 딜을 칩니다 내가 나자르 팔찌 40개를 살껀데 얼마에 줄꺼냐 제시해봐라.하지만 역시 전세계인을 상대하는 장사꾼이라 깎

아주질않습니다.

이차저차해서 40개를 구매했더니 옆의 할아버지가 좀 안이뻐 보이는 열쇠고리를 선물이라고 줍니다.

그건 제차 백밀러에 달아뒀습니다.


만약에 누가 그랜드바자르에 간다면, 금이나 보석이 아니라 카펫이나 실크 같은 건 카파도키아에 가서 사라고 말하고 싶네요. 후

려치기 하려는 게 눈에 보이는 곳이었습니다.

그렇게 마음의 짐을 덜고난 뒤 본격적으로 그랜드바자르 탐사를 시작합니다.

골목골목으로 다니다 보니 오렌지와 석류를 파는 상점이 있어 그곳에서 와이프느님과 저는 처음으로 터키의 석류주스를 사먹어 보았는데, 이게 참 엄청나더군요.
석류주스 한잔이 1리라(700원~ 800원)인데, 한잔 달라고 하자 눈앞에서 석류를 반으로 쑹덩 썰더니 과즙짜는 기계에 넣고 쭉. 한

번 누르고 껍데기 버리고...
썰고...짜고...버리고... 석류 3개를 주스 한잔 만드는데 사용합니다. 희석따위는 없이 100% 석류 원액 쥬스

맛을 보니 엄청 시었습니다
한국에 와 보니 터키석류가 한개 오천원이네요. 헐~ 많이 사먹을걸 ㅠㅠ...



기념품을 사들고 그랜드 바자르를 떠났는데, 바로 옆에 보니 그곳과 달리 지붕이 없는 시장이 끝도없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나중에서야 그곳이 이집션 바자르 라는 걸 알게 되었네요.

그랜드바자르보다 훨씬 물건이 다양하고 더 예뻤습니다. 그리고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다기 보다는 현지인을 상대로 하고 있는 이

집션 바자르에서 어머니 드릴 양모 망토와 할머니 드릴 실크 스카프를 샀습니다.
(카파도키아에 더 예쁘고 싼 실크, 양모 제품이 있었다는 걸 몰랐던 우리 부부의 실수였죠 하하)


그렇게 돌아다니다보니 어느새 날이 저물었네요.
양손에 짐을 들고 다시 숙소 앞으로 걸어오니 너무 피곤했습니다.



내일은 카파도키아 행 비행기를 타러 오전 열시까지는 아타튀르크 공항으로 가야 합니다. 트램을 타고 제이틴브루노 까지 가서,

그곳에서 공항 행 지하철을 타고 갈 것이라는 계획만 세워두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성 소피아 성당 내부라든지, 돌마바흐체 궁전이라든지, 고고학 박물관이라든지, 고등어 케밥이라든지 ㅠㅠ 를 경험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기약없는 "다음기회"가 언젠가 꼭 오길 바라면서, 이스탄불에서의 마지막 밤은 그렇게 가고야 말았습니다

ㅠㅠ 엉엉


 

 

 

 

by 여비 | 2013/04/18 14:33 | 트랙백 | 덧글(1)
신혼여행기 - 4부
1~3부까지 쓰는 동안 너무 쓸데 없이 디테일하게 기술하여 혼자 귀찮아져 업로드가 늦어졌습니다. 빠른 전개를 위하여 조금 간소화하여 쓰도록 하겠으며 이후로는 사진의 비중이 높아질 예정입니다. ^^


고양이 한마리가 2층건물에서 나무를 타고 내려오고 있습니다. 마치 세렝게티에 있는 표범이 나무를 오르 내리듯 능숙하게 나무를 타는 고양이를 보면서 이동네 고양이들은 정말 대단하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이 고양이는 붙임성까지 구비하여 관심을 표현하면 다가오는 등 터키의 고양이는 한국의 고양이들보다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키우던 고양이 이비와 우르가 잠깐 생각났습니다.

(언제 봤다고 낯선 동양인의 품에 파고든 길고양이님)



이제 날이 완전히 밝아 점차 자신감을 찾은 우리 부부는 탐사범위를 조금 더 넓혀보기로 합니다.
춥다고 처음보는 관광객 옆에서 자리잡고 있는 고양이를 뒤로하고 배낭을 짊어지고 일어납니다.

이른 새벽부터 방랑아닌 방황을 하고 있던 신혼여행객 두명이 커피를 사 마신 카페의 모습입니다.

카페를 나서며, 발냄새 나던 터키쉬 커피 두잔과 차이 한잔의 값을 치르려고 하니... 주인 아저씨의 일갈

아저씨  : 40유로
부부 두명 :...?!?!?!?!?!? ...?????
아저씨, (의지를 굽히지 않고) : 40유로라니까?
부부 두명: ... what? wh...why??
아저씨: 그러니까 40유로라고. 너희 둘 중 누가 boss(아마도 돈을 가진 사람이 누구냐는 뜻이었는 듯)냐? 40유로다




이미 터키 현지인과의 언어소통에 있어 멘붕을 한 차례 겪은 BOSS 마눌느님은 다시 멘붕에 빠져버렸고, 저는 뭔가 격하게 항의하고 싶었지만 말이 터지지 않습니다. 커피 두잔에 차 한잔이 얼마라고? ... 잠자고 있던 야수의 멘탈이 각성하려는 순간
이 아저씨가 환하게 웃으며

JOKE!

라고 합니다. 아놔 그럼 그렇지 깜짝놀랐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급 정신줄을 잡은 마눌느님과 나는 공항에서 찾은 90만원 상당의 돈뭉치를 주섬주섬 꺼내 차값을 치르고 카페를 나섭니다.
터키인들은 참으로 유머러스합니다 하하하하!!!!

...



지금 시각 7시가 되자 아주 낮은 턱을 가진 도로에 차가 한두대 다니고 이스탄불의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아우르는 트램이 돌아다니기 시작합니다.  트램은 나중에 유용하게 이용합니다.


커피숍 주변을 배회하다 새벽이라 가보지 못한 블루 모스크를 들어가 보기로 합니다. 물론 아직도 이른시간이긴 하지만 낯선 두 동양인이 깜깜한 새벽에 쳐 들어가는 것 보다 밝을 때 들어가는 것이 제재를 받더라도 그 강도가 덜 할 것 같은 저만의 생각이였습니다. 근자감 폭발인게죠.

역시 블루 모스크로 이동하자 삐끼가 붙어서 어디서 왔냐고 물어봅니다. “사우스 코리아~” 라고 하자 대한민국을 외치더니 한글로된 여행가이드 책을 사가랍니다. 내 가방에 가이드만 2권에 손수 오리고 붙여서 만든 가이드까지 하면 총 3권의 가이드가 있는데 그 물건을 필요없다! 라고 쿨하게 말하지 못하고 그냥 “No Thanks~”만 외치고 블루 모스크 안으로 들어갑니다.

새벽에는 무서워서 멀리서만보다 근거리에서 보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나름 건축을 전공했던지라 세밀한 디테일에 즐거웠습니다.

(블루모스크(술탄아흐멧사원) 들어서자마자 있던 희한한 나무입니다.  블랙&화이트??)



(블루모스크 하면 생각나는 거대한 첨탑입니다.)




(회랑? 처럼 보이는 곳의 천정 입니다. )


한참을 사진을 찍다가 내부에도 들어가 보고 싶은 생각에 여기저기 기웃거려 보지만 9시나 되어야 들어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슬람교도들이 기도하기전 얼굴과 손 등을 씻는 수돗가에서 이쁜 손잡이를 가진 수도꼭지를 틀어 손도 한번 씻어봅니다. 하루에 몇번씩 기도를 하는데도 들어갈때 마다 몸과 마음을 가다듬는 그들을 보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눌느님이 바라보고 계신 곳이 수돗가 입니다. )

(곳곳에 이렇게 손을 씻는 수도와 비누가 있습니다. 터키는 위생에 관한 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던, 여행책 내용이 이해가 됩니다.)

(뭐 걍 다 대리석이야 근데???)



사원의 내부를 한바퀴 돌고 나오는데 입구에 잇던 블랙앤화이트 룩을 자랑하던 나무에서 사진을 찍는데 컹컹거리는 개소리(?)를 들어 주변을 살피니 큰 개가 나무 뿌리에 구멍을 파고 들어갔다가 나오지 못해서 낑낑대고 있는 모습을 보곤 빵터져 사진을 찍었습니다. 저걸 어쩌나 싶긴하지만 잘 들어갔으니 잘 나올 것 같은 느낌에 지나치고 나오자 이번엔 입구에 고양이들이 뛰어 놀고 있습니다. 이녀석들도 사람을 잘 따르는 걸보니 조금 부러운 생각이 듭니다. 한국에서도 이렇게 잘 공존하고 살았으면 좋겠네요.

(잘 보면, 구덩이 속에서 나오지 못하고 머리만 내밀고 크엉 끄엉~~!! 거리던 녀석이 보입니다.)






(여기 뿐이 아니라 터키는 어딜 가도 고양이 천국입니다. 다들 또 어찌나 깨끗하던지... 여러가지 면에서 부럽습니다...)



블루모스크에서 나와 아야소피아 성당으로 이동하는 뭔가 굉장한 장식이 있길래 찍어봤더니 화장실 표시였습니다. 주변에 저놈은 화장실을 뭐하러 찍고 있냐라는 생각을 했겠지만 뭐.. 제가 두번이나 보겠습니까? 첨보는데 찍어야지.

(웅장한 화장실 표지판)



성당앞에서 우측골목으로 들어서자 이쪽도 뭐가 많이 있습니다.

[톱카프 궁전]!!!

아직 시간이 이른지 관광객은 못들어갈건 뻔하고 군인 두명이 mp-5를 들고 서있길래 사진도 못찍었습니다. 찍으면 쏠까봐. 죽기 싫어요.. 그래서 그 앞의 건축물을 좀 찍고 다시 되돌아 나오면서 문사진을 찍습니다. 와이프의 직업이 직업인지라 지인들의 부탁에 자료가 될만한 사진을 찍어가기 위해서 많이 찍습니다.



다시 블루 모스크 방향으로 걸어가자 좁은 골목길이 나오고 코너를 돌자마자 터키 국기가 펄럭이는 골목에 들어서게 됩니다. 펄럭펄럭 굉장히 이국적인 모습에 연신 셔터를 누릅니다.




골목을 돌아다니다보니 빵가게가 있어 빵가게를 찍자 안에서 사람이 나와 포즈를 취해 줍니다. ㅎㅎ 그러더니 안쪽에 사람을 불러 같이 찍자고 그러는 듯한 뉘양스로 부르더니 그사람이 뭐라고 하자 안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그래서 이사진 밖에 없습니다.



이젠 해도 떴겠다 셔터를 막 누르기 시작합니다.


조금 피곤한 몸을 이끌고 생판 처음오는 나라의 골목길을 헤메다 보니 바자르가 있습니다. 위치상으로는 그랜드바자르는 아닌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호기심이 일어 둘러보니 이제야 상점문을 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지인들이 식당앞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중이고 피곤에 쩔어 약간 나른해진 몸으로 좀 더 들어가 보니 블루 모스크 뒷문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그냥 블루모스크에서 이쪽으로 나왔으면 3분내로 도달할 거리를 뱅뱅돌아서 왔습니다.

(바자르 어떤 가게 앞에서 아침햇살을 즐기고 있던 고양이)



여기저기 헤메이고 있는데 식탁에 앉아 밥먹고 있던 현지인이 우리를 부릅니다.
“익스큐즈 미~” 뒤를 돌아보자 입에 빵을 넣으며 말합니다. “굿~모닝~”
그리고는 다시 식사를 합니다. 허허 이게 여유구나. 아직 문도 열지 않은 상점을 창밖에서 바라보다 아까 먹을것을 판매하는 식당에 들어가 앉으니 메뉴판을 가져다 줍니다.

음.

터키 = 케밥 말고는 아무것도 모르겠어서 모닝 세트를 주문해 봅니다. "브랙퍼스트 플레이트" 라고 접시에 뭔가가 잔뜩 담긴...

작은 사이즈 물(500ml)가 85쿠루스 (100쿠루스가 1리라, 1리라 = 700원 정도)정도 합니다.

작은 사이즈 물과 터키 요구르트 - 아이란 - 를 추가로 주문합니다. 와이프느님은 터키에서 이 요구르트가 엄청 유명하다며 자신의 지식을 뽐냅니다. 잔뜩 기대하고 마셔보니 아주 묽은 플레인 요구르트맛. 이게 뭐여. 난 달지도 않고 맛도 별로 없는데? 아마도 와이프느님도 같은 맛을 느꼈을 테지만 조금 전의 지식 대방출이 창피했는지 먹을만 하다면서 벌컥벌컥 마십니다. 진짜 난 별론데 -_-
이 아이란 한잔이 가져올 엄청난 결과를 모른 채 말이죠...

(와이프느님이 들고 있는 것이 아이란 입니다)


담배를 한대 피우자 주문한 요리가 나옵니다.


오이, 당근, 쌩꿀, 아마도 누텔라, 석류쨈, 치즈-1, 치즈-2 등등으로 큰 접시에 담아나오고 따끈따끈한 빵 한 소쿠리가 나옵니다. 아오 뭔가 든든한거 먹고 싶은데 그래도 유럽 근방이니 아침에 빵을 먹나보다 싶어서 그냥 참고 먹어줍니다.

배가 고프니까 꾸역꾸역 넣습니다. 이정도 퀄리티는 군대에서 먹던 군대리아에 비교하면 그래도 신선하고 종류가 많으니 뭐.. 라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넣습니다. 와이프느님은 웬일인지 조금 먹더니만 안먹겠답니다. 아직 간에 기별도 안갈정도의 양인데? (저희의 엥겔지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둘이서 5인분정도 먹는 정도...집 앞 곱창가게 아줌마로부터 "그걸 둘이서 다먹게요?" 라는 질문받을 정도입니다.)

전 돈이 아까워 다 먹기 시작합니다. 이게 다 얼만데 ㅡ,.ㅡ^

싹싹 긁어먹고 계산을 하고 옆가게에서 담배를 사러 들어갔더니 다행이 제가 피던 담배인 아이스블래스트가 있습니다. (현지 이름은 아이스 뭐더라?) 담배와 라이터한개를 샀더니 18리라랍니다.
아무 생각없이 20리라를 주고 거스름돈을 받고 생각해보니 담배2갑이랑 라이터사는데 18.600원이여?

아직 터키 화폐에 대한 개념이 없어 그때는 몰랐는데 나중에 계산해보고 깨달았는데. 원래 담배가격도 한국의 2배정도에 라이터도 엄청 비싸네요. 그래도 춈 이쁘게 생겨서 후회는 안합니다.
 
(나자르 본주가 그려져 있는 라이터. 겁나 비싼 녀석...)



11월의 따끈한 햇살을 쬐고있다가 바자르 뒷쪽으로 쭉 나가니 일방통행로가 나오고 그 옆길로 걸어가니 광장이 펼쳐지면서 무슨 벽돌기둥이 똭!



기둥을 불타는 예술혼으로 바닥에 누워가며 사진을 찍자 사람들이 이상한놈 보듯 쳐다봅니다. 나도 풀프레임 카메라있으면 덜 누워도 될텐데... 오두막 3 나왔다는데...

그렇게 사진을 찍고 앞쪽으로 이동하니 진짜 오벨리스크가 똭 나왔습니다.





허허 이거시 오벨리스크구나... 배도 부르고 오벨리스크를 보고 조금 신나 또 사진을 찍고 제 전속 모델에게 포즈를 취해보라고 요구합니다.




두개의 오벨리스크... 세계의 중심을 상징한다고 하네요.
로마의 테오도시우스 황제가 이집트에서 가져 온 것이 원래의 오벨리스크이고,  이후 10세기쯤 콘스탄티노스 7세가 하나를 더 가져와 기존의 오벨리스크의 반대편에 세웠는데, 벽돌로 쌓고 외벽에 청동을 발랐지만 나중에 동전을 만들려고 데 떼어내 버려서 저런 모양이 되었고... 십자군 전쟁 때 완전히 망가졌었다고 하네요.

후...

사진을 좀 찍다보니 와이프느님이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속이 많이 좋지 않다고 하여 일단 물을 멕이고보니 새벽에 커피와 차를 마셨던 그곳 앞입니다. 결국은 고 주변을 뱅뱅 돌고 있었던거네요...

다시 숙소로 도착하니 방을 주겠답니다. 그냥 오늘 새벽에도 있었을 방같지만 대화도 안되고 뭐 그렇게 남좋은 일을 할 것 같지도 않네요. ㅎㅎ
벨보이 할아버지가 체크인하는 동안 옆에서 대기하고 지켜보고있습니다. 인상 좋으신 할아버지신데 체크인이 끝나자 저희 캐리어를 양손에 하나씩 드시고는 따라오라고 하십니다.

별로 짐이 안들었지만 그래도 부피상 참 들기 힘들텐데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계단을 올라가고 있습니다.
여긴 엘리베이터가 없나? 싶은 생각에 작은 가방을 제가 들겠다고 뺏어서 따라 올라갔습니다. 엘리베이터는 거기서부터 있네요. 허허. 하지만 우리방은 2층인것이 함정.

요리조리 들어가시더니 맨 끝방을 열어주싶니다. 먼저 들어가서는 창문을 여시더니 한마디 합니다.
“Fresh Air~”
...그리고는 급 슬로우 동작으로 나가시기에 지갑에서 1달러를 꺼내 팁으로 드렸습니다.


다시 찬찬히 방을 보고 있는데 뭔가 정돈은 되어있는것 같은데 오래된 티가 팍팍나네요. 32인치 정도 되는 lcd티비도 달려 있고... 가이드 북에도 이 호텔이 이스탄불에서 좋은 호텔중 하나라고 소개하던데... 그럼 별로 않좋은데는 얼마나 안좋은 건지 -_-; 알 수 가없네요.

후럴, 게다가 욕실 천정의 등 커버 안쪽에... 진짜로 겁나 큰 바퀴벌레의 시신이 뙇... 생전에 좀 날아다녔을 법 한 크기의 그것이 있엇습니다... 그래, 아무리 바퀴벌레라고는 해도 시체가 살아나진 않을거야.

와이프느님이 눈치채지 않길 바라며.

와이프느님은 ... 샤워를 하고 난 뒤에도 뭔가 살짝 상태가 좋지 않은 듯 했으나... 여기까지 와서 이대로 숙소에 있는 것은 둘 다 취향이 아닙니다.

그리고 저도 너무 피곤했지만, 옷을 갈아입고 억지로 정신을 챙겨서, 이스탄불 시내 구경을 해 보기로 합니다.

(정말 어디가나 고양이, 고양이, 고양이...)

(이스탄불 거리 광장의 모습)

(이스탄불 거리의 과자점 ... 이렇게 과자가 많은데 왜 먹질 못하니...)

아니나 다를까,
저렇게 많은 과자와 먹을거리 앞에서도 당최 반응을 보이지 않으시던 와이프느님은 급기야
도저히 걸을 수 없다며 다리가 풀려 버리십니다.
급히 어디, 앉을 곳을 찾다 발견한 곳은

스.타.벅.스.

호옹이
전 세계 어디에나 스벅은 있다더니 그 명성에 걸맞게 그곳에 딱, 있군요.
정신없는 와이프느님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메뉴선정을 고민할 필요가 없는 그런 곳이 필요했거든요.
하지만 그곳에서 30분동안이나 화장실을 다녀온 와이프니님의 얼굴은,
더이상 구경이고 뭐고 할 만한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이스탄불 스벅. 정신줄 놓은 듯한 와이프느님)


급히 숙소로 돌아가기로 한 당시의 시각은 대략 오후 4시쯤?

너무 맛있어 보이는 케밥이며 과자들이며 죄다 못먹겠다고 하는 걸로 봐서 정말 큰일이 난 듯 싶었습니다. 먹을 걸 거부하다니...

아침을 먹은 이후 그 시간까지 덩달아 아무것도 못 먹고 있던 제게 뭐라도 사먹으라는 와이프 느님의 걱정에, 숙소 앞 노점에서 치킨케밥 하나랑 물을 사 들고 숙소로 돌아갑니다.

(숙소 앞의 거리 모습. 이렇게 알록달록한 건물들이 인상 깊었습니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설사와 구토를 번갈아 하는 와이프느님...
아마도, 급격한 환경 변화, 잠도 못 자고 새벽 쌀쌀한 날씨, 아침으로는 따뜻한 뭔가를 먹었어야 하는 위장상태에 들어간 차디찬 아이란이 장염을 일으킨 모양입니다.

이런 델리키트한 여인이란... 많이 아픈건 아닌가 싶어 걱정이 들었습니다.  일단 한국에서 가져 간 비상약통을 뒤져 보니 다행히 장염약이 있길래 먹였습니다.
그렇게 한시간여의 치열한 장염과의 사투끝에 와이프느님은 넉다운하게 되고...

신혼여행이긴한데 아픈사람을 두고 혼자 다시 나갈 수 도 없고... 사가지고 간 치킨케밥을 먹으며 맥북을 꺼내 인터넷을 하려고 시도했더니 엄청 느리고.. 티비를 켰더니 안테나로 수신하는지 어쩐지 엄청 화질 나쁜 화면에 알아듣지도 못하는 언어로 방송을 해대니 볼 수 도 없었으며 비장의 무기로 준비해간 영화가 담긴 usb를 꼽았더니 아주 가혹하게도 usb자체가 망가져 영화도 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희의 신혼 첫날밤은 아무일도 없이 그렇게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_-;

이건 평생 놀림거리 및 협박의 도구로 활용될 듯 보입니다.

by 여비 | 2013/01/06 23:42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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